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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계 (2007 이안 감독 영화 왕조위 탕웨이)

색계 (2007 이안 감독 영화 왕조위 탕웨이)

제목색, 계
色,戒, Lust, Caution
감독이안
원작장아이링 – 소설 《색, 계》
각본제임스 샤머스, 왕휘링
제작이안
윌리엄 콩
제임스 샤머스
출연양조위, 탕웨이 외
음악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촬영로드리고 프리에토
장르멜로, 로맨스, 첩보, 액션
배급사 포커스 피처스
 CJ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NETFLIX
wavve
WATCHA
개봉일2007년 9월 24일
2007년 9월 28일
2007년 11월 1일
2007년 11월 8일
상영 시간157분
제작비1천 5백만 달러
북미 박스오피스$4,604,982
월드 박스오피스$67,091,915
대한민국 총 관객 수1,866,900명
상영 등급청소년 관람불가 

개요

2007년에 개봉한 이안 감독의 스파이-애정 영화. 양조위(이모청 역)와 탕웨이(왕자즈 역)가 주연을 맡았으며, 특히 탕웨이의 출세작이기도 하다. 대만, 홍콩과 미국의 합작 영화이다.

원작은 대만계 미국인 장아이링(張愛玲)이 1979년에 실화를 바탕으로 쓴 동명의 단편소설이며, 노출 장면이 상당하지만 역사적 흐름에 휘말린 개인의 미묘한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수작이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예고편

시놉시스

욕망, 그 위험한 色 – 신중, 그 잔인한 戒

1942년 상하이-회한. 막 부인(탕웨이)이 카페에 앉아 과거를 회상한다. 그녀가 왕가지라 불리던 그 때를…

1938년 홍콩-시작.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영국으로 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왕자즈는 대학교 연극부에 가입하게 된다. 그리고 무대에서 무엇인가를 느낀다. 연기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이 연기에 열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왕자즈는 무대 위에서의 떨리는 그 느낌, 그 찰나의 순간에 매료된다. 그러나 연극부는 연극을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급진파 광위민(왕리훙)이 주도하는 항일단체. 그들은 친일파의 핵심인물이자 모두의 표적인 정보부 대장 ‘이’(양조위)의 암살계획을 세우고 광위민에게 마음이 있던 왕자즈는 친구들을 따라 계획에 동참한다. 그녀의 임무는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고 이의 아내(조안첸)에게 접근하여 신뢰를 쌓은 후 이에게 가까워 지는 것. 계획대로 이에게 접근한 왕자즈. 처음 본 순간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서로에게 끌리지만 경계를 풀지 않는다. 그러나 계획이 진행되어가던 중, 이가 상하이로 발령이 나고 계획은 무산된다.

1941년 상하이-재회. 홍콩에서 돌아와 학업을 계속하던 왕자즈에게 광위민이 찾아와 다시 막 부인이 되어 더욱 권력이 강해진 이의 암살작전에 주도적 역할을 해주길 부탁한다. 이에 또 다시 만나게 된 왕자즈와 이는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무언가 깊은 감정이 자신들의 속에 자리잡았음을 느낀다. 관계가 거듭될수록 이는 점점 경계를 풀고 그녀를 더욱더 깊이 탐하게 된다. 몸을 던져 마음을 얻은 왕자즈 역시 연기가 아닌 실제로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1942년-절정. 두 사람은 비극적인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되는데…

출처: 네이버 영화

모티브가 된 실화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은 정핑루(鄭平如·1918~1940)라는 여성과 딩모춘(丁默邨·1901~1947)이라는 남성이다. 딩모춘은 중일전쟁당시 일본군이 중국의 수도 난징을 점령한 뒤 세운 친일 중화민국 유신정부의 고위층이었으며, 정핑루는 중국 국민당 조사통계국으로부터 딩모춘을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고 딩모춘의 비서로 접근한 첩자였다.

실제 역사에서 정핑루는 암살에 실패하고 정체를 발각당해 1940년 2월, 22살의 나이에 총살당한다. 딩모춘도 중일전쟁 종전 후에, 일본에 부역했다는 혐의로 국민정부에 의해 1947년 7월 난징 교도소에서 46세로 총살형을 당했다.

영화에서 왕자즈가 일본어를 배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정핑루는 어머니가 일본인이라 실제로도 일본어에 능숙했다고 한다.

영화에서 이가 왕자즈의 언질을 받고 달아나는 사건은 1939년 12월에 발생한 시베리아 모피점 사건을 모델로 했다는 것이 유력한 해석이다. 시베리아 모피점 사건에서 딩모춘은 암살을 눈치채고 총격전 끝에 도주하는 데 성공했다.

정핑루

줄거리

중일전쟁 발발 후 난징은 일본군에 점령되고, 일본의 괴뢰정권인 왕징웨이 정부가 수립된다. 전쟁이 발발하자 영국에 있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홍콩으로 피난 간 광저우 출신의 링난대학 1학년생인 왕자즈(王佳芝, 탕웨이 분)는 사모하는 선배인 광위민의 권유에 애국 연극서클에 가입하게 된다. 이들은 연극을 통해 홍콩 시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하여 항일전쟁에 보탬이 되고자 했다. 왕자즈는 오빠를 일본군에 잃은 소녀로, 광위민은 국부군 병사로 연극에 나오게 되었고 왕자즈는 광위민을 붙잡고 이 땅에 자신의 오빠와 태어날 아이들을 위해 중국을 구해달라고 울부짖는다. 연극을 관람하던 시민들은 모두 울음바다가 되어 중국을 지키자고 부르짖고 그들은 막대한 양의 헌금까지 내놓고 간다. 이에 연극부원들은 장막 뒤에서 그 광경을 보고 숨죽여 울고 뒤풀이를 하면서 밝은 내일을 꿈꾼다.

그런데 일본의 괴뢰 정부인 왕징웨이 정부의 방첩기관장인 이모청(역묵성 易默成, 양조위 분)이 홍콩에 오게 되고 이가 현지 생활을 위해 광위민의 선배를 고용하자 광위민은 조국을 위해 한간(친일파)을 암살할 절호의 기회라 여겨, 왕자즈와 다른 연극 부부를 밀수 사업가 막 부부로 변장시켜 자신의 선배를 통해 이에게 접근시킨다.

자즈는 광위민(邝裕民)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기가 매국노 이를 미인계로 유인하여 암살하겠다고 하지만, 자즈는 성 경험도 전혀 없었기 때문에 연습삼아서 (성매매 경험이 있는) 서클 동료와 한 번 해본다. 둘 다 전혀 감정이 없어서 제정신으론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이 남학생은 술을 잔뜩 마시고 와서 해보지만, 이런 억지로 성관계를 하는 자즈의 표정이 압권이다(…). 역시나 갈수록 파트너인 남학생만 즐기는 분위기로 변해가고, 자즈에게 능글맞은 미소로 꽤나 능숙해졌다며 그녀의 체위를 칭찬하는 불쾌하고 무례한 발언을 건네기도 한다. 자즈는 굉장히 불쾌해하면서도 무척 열심히 한다. 순전히 단 하나만의 목적을 위한 것이었기에 이를 악물고 참는다.

계속해서 이를 유혹하려고 하지만, 이는 수많은 암살 위기를 겪어낸 정보기관 수장답게 매우 조심스럽고 경계가 철저했으며, 홍콩에 적응을 못하겠단 핑계로 곧 상하이로 돌아가버리면서 대학생들의 풋내기 암살 음모는 결국 허망하게 실패로 끝난다. 이때 광위민의 선배가 실의에 빠져 있는 연극부원들에게 “너희가 술수를 부리고 있었던 것을 모를 줄 알았느냐?”고 나타난다.

그는 이가 곧 자신을 버리고 갈 것 같은데 거래를 할 것을 제안한다. 자신에게 한 몫 찔러주면 이에게 접근할 방법을 마련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너희를 밀고만 하면 너흰 다 죽는 것이고 나는 현상금을 두둑히 챙길 수 있을 것이라 위협하며 음흉한 눈으로 자즈를 바라본다. 분노한 광위민이 달려들자 선배는 권총을 겨누어 상황을 통제하려 하지만 모든 연극부원들이 달려들어 그를 결박하고 칼로 찔러서 죽이고 민족과 조국을 배신한 대가라고 외치며 홍콩 시절의 이야기가 끝난다.

3년 후, 일제 치하인 상하이로 이주한 자즈는 이모 집에 머물면서 일본어 공부를 하다가 국민당 요원이 되어 상하이로 잠입한 위민을 다시 마주치게 된다. 사실 위민을 필두로 한 연극부원들이 홍콩에서 암살을 모의할 때 홍콩에 잠입한 국민당 요원들이 이들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즈가 연극서클에서 이탈하고 선배가 위민의 손에 죽자마자 이들을 예의주시하고있던 국민당 요원들이 위민을 비롯한 연극부원들을 국민당 요원으로 포섭하면서 죽은 선배의 시체처리와 상하이로 잠입하는데 도와줬다고 한다. 위민은 다른 연극부원들도 모두 상하이에서 이 암살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면서 자즈를 자신의 상관인 우 영감에게 데려가고 그들은 자즈를 이용한 미인계로 이를 유인해 암살하려고 한다. 그리하여 사모하는 위민에 뜻에 따라 음모에 가담한 자즈는 막(멕) 부인의 신분으로 이의 집에 찾아가 이의 부인과 왕징웨이 정부의 고관들의 아내들과 친분을 쌓고 이의 저택에서 기거하게된다. 이는 홍콩에서 썸을 잠깐 탔었던 막 부인의 출현에 상당히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즈는 이에게 자신의 존재를 자꾸 드러내었고, 결국 이는 자즈를 불러내어 옷을 찢고 벨트로 때리면서 매우 거칠게 범한다. 다만 이 장면은 이가 여자를 묶어두어야 안심할 정도로 암살을 경계하며, 심리 상태가 매우 불안한 상태라는 것을 나타내는 장면이기도 하다. 자즈도 이를 파악했는지 이가 나간 이후 조용히 웃는다. 그 이후로 자즈는 이와 밀회를 즐기며 그의 신임을 얻기 위해 그에게 몸을 맡기게 된다. 위민은 상관인 우 영감에게 자즈가 이의 신뢰를 얻었으니 어서 이를 죽이자고 하지만 우 영감은 상부에서 일본군에게 압수된 무기를 되찾으란 명령이 내려왔다면서 아직 죽일 수 없다고 거부한다.

위민이 전문 스파이도 아닌 자즈에게 그런 위험한 일을 맡길 수 없다고 반발하며 자즈는 이제 할만큼 했다고 외치자 우 영감은 어디서 명령질이냐며 화를 내며 이가 내 가족들을 몰살시켰지만 이를 살려둬서 얻는 이익이 있다면 기꺼이 그럴 것이라고 일갈한다. 그리고 지금껏 이를 유혹하기 위해 잠입시켰던 미인계 요원들이 모두 이에게 정체가 탄로나 처형당한 반면 자즈는 이의 신뢰를 얻고 있으니 자즈에게 이를 완전히 마음을 사로잡을 것을 요구한다. 그러자 자즈는 어떻게 사로잡으라는 것이냐며 반문하여 이가 오히려 자신을 사로잡아가고 있다고 자신의 복잡한 심정을 토로하고 그 말을 듣던 우 영감은 닥치라고 소리치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그러던 중 일본 조계 지역으로 불러내어 데이트를 즐긴 이가 집으로 돌아가면서 자즈에게 봉투를 내밀며 배달해달란 심부름을 부탁한다. 자즈나 위민 모두 이것이 기밀 정보일 것이라 예상하지만 봉투 안엔 이의 명함만이 있을 뿐이었다. 자즈는 이가 시킨대로 봉투를 배달하였는데 자신이 봉투를 배달하러 간 곳은 다름아닌 보석상이었고 이는 자즈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하기 위해 깜짝쇼를 한 것이었다. 자즈는 이가 자신에게 완전히 넘어왔다고 판단하고 이를 암살하자는 암호를 위민에게 보낸다. 다음 날 이와 자즈가 보석상으로 반지를 찾으러갔고 자즈는 반지를 끼워본 다음에 도로 빼내려 한다. 이가 계속 끼고 있으라고 하자 자즈는 강도질이라도 당하면 어떡하냐는 핑계를 대나 이는 자신이 지켜주겠다고 미소지으며 자즈의 손을 감싼다.

결국 완전히 이에게 사로잡히고 만 자즈는 이에게 어서 달아나라고 한다. 상황을 파악한 이는 재빨리 자신의 차로 뛰어들어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고 체포령을 내린다. 우 영감은 달아나는데 성공했지만 자즈와 위민을 비롯한 연극부원 동지들은 모조리 체포된다. 자즈의 정체에 대해 보고받은 이는 왜 이런 사실을 자신에게 지금껏 보고하지 않았냐고 묻고 이의 부하는 장관님이 포섭당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서 그랬다고 한다. 부하가 체포된 이들의 처분을 묻자 이는 채석장에 끌고 가서 모두 총살하라고 지시하고 위민을 비롯한 과거 연극부원 출신 요원들은 채석장에 끌려가서 모두 죽임을 당한다. 이후 이는 자신의 집에 돌아가 비어버린 자즈의 방에 들어가 씁쓸한 표정으로 침대 위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평가

노출 논란과 항일운동을 하던 왕자즈가 일본과 결탁한 매국 괴뢰정부인 왕징웨이 정부 인사와 가지게 되는 사랑의 감정, 그리고 그 마지막 무언가의 논란 때문에 중국 내에서 제한받게 되었다고 한다.

민족주의가 강한 나라에서는 이런 예가 있다. 일례로 멜 깁슨의 <위 워 솔저스>에 출연한 베트남 배우 부이돈즈엉(1957-2011)는 극중에서 미국의 용감성을 찬양하는 대사를 한 것 때문에 5년 동안 베트남 자국 영화 출연 금지 판정을 받았다.

이 영화를 굳이 한국식으로 비유하자면, 을사5적의 측근이나 조선총독부의 친일파 고위 관리를 미인계로 접근하여 암살하려던 독립단체 여성 요원이 미인계 차원에서 성관계를 시작했는데 정말로 사랑하게 되어 동지를 배신하고 그를 위험에서 탈출시킨다. 그리고, 그 관리는 탈출하자마자 여성요원과 독립단체 요원들을 모두 총살한다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어떤 여배우가 이런 내용의 영화에 출연했다면, 여론의 비난을 크게 받고 인생매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연기인생이 몇 년간은 버로우를 탔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영화는 아니지만,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집안 자제의 사랑을 그린 웹툰이 비난 끝에 연재 중단을 당하기도 했다. 심지어 작가가 친일파 자제는 사실 친일파인 척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자라는 설정을 공개했음에도 비난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장진영이 주연을 맡았던 국내 영화 청연은 친일 논란으로 영화가 아예 폭삭 망해버린다. 분명 <색계> 영화 안에서 중국인 국뽕적인 느낌으로 두 남녀 주인공이 일본 음악과 비교하며 자기들의 음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대사가 나왔는데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처럼 <청연>도 주인공이 서로의 국적을 확인하고 연대를 느끼는 장면이 등장함에도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행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은 독재 국가이기 때문에 여론 대신 정부가 나섰다고 봐도 될 듯 하다. 또한 항일운동을 전개하는 애국단체를 고작 여성의 성(性)을 이용하는 찌질하고 부정적인 집단으로 묘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만약에 한국 영화에서 독립운동 단체가 여성요원을 저렇게 성적 미끼로 이용하여 암살 작전을 실행한다고 묘사한다면, 한국에서도 제작자나 감독은 “독립운동을 부도덕하게 묘사했다” 라는 비난 여론을 집중포화로 받을 것이다.

그러나 <색, 계>를 단순히 매국노와 엮인 치정 영화로 보는 것은 꽤 1차원적인 비평이다. 실제로 영화를 본 사람 중 한 명의 평을 가져오자면 “어긋난 애국심 속의 어긋난 사랑이다. 애국이라는 말 앞에 자신들의 욕심만을 내세우며 어떻게든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사람을 이용하는 애국단체. 그 속에 이용만 당하는 순진한 여성이 결국 자신의 연기가 사랑이 되어 있음을 알게 되는데⋯” 라는 평이 나오는데 실제 극중에서 탕웨이는 진실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빨리 처단하라’ 라고 여러 번 SOS를 청하지만 강제로 묵살당한다.

중일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적과의 사랑을 다룬 또다른 영화로 장국영 주연의 명작 <패왕별희>를 들 수도 있는데, 영화 속 장국영은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과 경극만을 생각하는 인물로 사랑하는 사람이 위기에 처하자 일본 군인을 돕는다. 결국 주인공은 중일전쟁이 끝난 후 일본인을 도왔다는 죄목으로 재판정에 서게 되는데, 이때 일본군이 밉지만 자긴 진심으로 그들을 도왔다며 경극을 좋아하던 일본 대장이 살아있었다면 일본에 경극이 전파되었을 것이라는 말을 해 관객들을 당황시키기도 한다.

기타

영화를 보면 두 번 정도 왕자즈(탕웨이)의 립스틱 자국이 남은 컵을 클로즈업 해주는데, 이것은 그 당시 교육받은 부잣집 여성들은 무언가를 마실 때 컵에 립스틱 자국을 남기지 않는 것과 대조됨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즉 이(양조위)는 함께 밥을 먹을 때부터 그녀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챈 것.

이 영화에 나오는 중국 항일 세력이 매우 서툴고 한심하게 나오는데다가, 암살하려고 잠입시킨 요원이 암살 대상을 사랑하게 되어 그를 위험에서 도피시킨다는 내용이 중국 당국의 어그로를 끄는 바람에 중국에서는 상당히 삭제되어서 방영되었다. 하지만 극 중 한심하게 묘사되는 항일 세력은 기존의 수많은 중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똑같이 한심하게 묘사되었던 중국국민당이다. 그러나 무삭제판은 인터넷에 널려 있기 때문에 대부분 중국인은 무삭제판을 봤다. 마찬가지로 탕웨이는 안 좋은 의미로 눈도장이 찍혀 중국에서 3년 간 영화 출연이 금지되었고, 홍콩 영주권을 따서 홍콩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한국 개봉 당시에 탕웨이의 음모 노출 및 수위 높은 베드신에만 치중한 잘못된 영화 홍보 때문에 상당히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색, 계에서의 베드신은 이야기 전개상 꼭 필요한 부분이면서 주인공들의 심리 묘사와 감정 변화를 표현하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에, 그저 벗기고 보여주기 위한 베드신만 있는 영화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탕웨이가 벗기 전까지가 너무 지루했던 것이다. 색, 계를 에로 영화로 본다면 매국노를 몸으로 유혹하려다 정말 사랑에 빠져버린 흔해 빠진 여자 스파이의 이야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 번에 걸친 베드신이 점점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베드신을 베드신으로만이 아니라 이야기의 한 부분으로 놓고 보면 이 영화가 왜 수작 혹은 명작 소리를 듣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이야기의 흐름을 떠나 이씨와 왕지아즈의 사랑을 아주 파격적이고 충격적으로 보이게 하기 베드신에 꽤 신경을 썼고 아주 적나라한 연출이 이뤄졌다. 따라서 체위 및 애무도 실제 정사인지 착각하게 할 정도로 격렬하고 자극적이며, 카메라의 앵글로 가려주는 것 없이 음모까지 그대로 나오는 등 탕웨이와 양조위의 알몸을 아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를 통해 탕웨이는 중국을 대표하는 섹시 여배우로 알려지게 된다.

이 영화의 탕웨이의 겨털 노출을 가지고 중국 여자는 ‘겨털을 깎네 안 깎네’라는 하는 어그로를 끄는 사람들이 있는데, 중국인이 문제가 아니라 이 영화의 배경인 1930년대에는 적어도 동양권에서는 제모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었던 때다. 심지어는 1990년대 한국 에로영화를 봐도, 많은 여배우들이 겨드랑이 제모를 안한 채 출연하고 있다. 때문에 탕웨이의 겨드랑이 털이 노출된 것은 당시 시대상을 제대로 고증한 것이다. 탕웨이가 영화 촬영을 위해 몇 달 동안 겨드랑이 털을 실제로 길렀다는 얘기와, 그냥 모조 털을 붙인 것이라는 얘기가 엇갈려 진실은 본인만이 알고 있다. 참고로 이 논란은 나중에 영화 원더우먼이 개봉했을 때, 반대로 겨드랑이 털이 있어야 하니 없어야 하니 하는 정반대의 논쟁으로 재현되었다.

영화를 꼼꼼하게 만들기로 유명한 이안 감독의 완벽주의 때문에, 영화의 10여분 간 묘사되는 베드신은 실제로는 3일간 찍었다고 한다.

원작자 장애령의 첫남편이었던 호란성은 왕정위 정권에서 부역한 한간이다. 호란성과 장애령의 결혼 생활은 호란성의 복잡한 여성 편력으로 비록 오래 가지 못했지만, 호란성으로 인해 장애령도 많은 욕을 먹었던 적이 있다. 장애령은 이에 대해 그 어떠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색, 계’라는 소설을 자기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썼다는 말도 있고, 이안은 영화에서 묘사된 왕자즈, 즉 막 부인의 캐릭터에 장애령의 이미지를 많이 투영하였다.

휘성의 ‘다쳐도 좋아’ 뮤비로도 활용되었다.

왕징웨이 정부 고관들의 아내들이 마작을 하는 신은 배우들이 룰을 몰라 즉석에서 배워가며 촬영했다고 한다. 나중에는 마작이 너무 재밌어서 중독됐다고.

영화 초반에 광유민이 연극부 가입을 권유할 때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을 한다면 가입하겠다는 대사가 있는데 이 때 광유민은 그런 부르주아 연극은 이제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일축한다. 그런데 인형의 집은 바로 장칭이 가장 좋아한 연극이며 장칭의 출세작이기도 한다.

이 영화의 음악 감독은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인데, 영화 스태프롤에 나온 음악은 장학우가 부른 버전도 있다.

영화 내 중국어 표기가 일관성이 없다. 易默成, 王佳芝은 역묵성, 왕가지가 아니라 이모청, 왕지아즈인데 麥 부인은 마이 부인이 아니라 막 부인이다.

영화 중간에 술취한 일본 군인들이 동기의 벚꽃을 부르는 장면이 있다.

2000년 이후에 개봉한 홍콩 영화 중에서 유일하게 전국 관객 100만 명을 넘겼다.

작중 등장한 다이아몬드 반지는 실제로 1940년대 제작된 세계적인 쥬얼리 회사인 까르띠에의 소장품. 반지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경호원이 대기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여성 첩보원이라는 설정 때문에 나름 수작인 영화 블랙북과 비교되기도 한다. 색,계의 주인공이 일본에 맞서는 중국인 스파이라면 이 쪽은 나치독일군에 맞서는 유대인 스파이라는 설정. 또 주인공인 여성 첩보원이 연극배우였고, 주인공이 대의를 이유로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며, 타겟인 적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점에서 박찬욱 감독의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과도 유사하다. 다만 결말은 정반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