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1995년 5월 16일 표지 – 최민수 (No.0003)
표지
할리우드 영화
20세기 초 영화 제작자들이 동부를 벗어나 이곳에 자리를 잡은 이후 할리우드라는 말은 미국 영화 산업의 중심지를 이르는 일종의 대명사가 되었다. 연극계에 브로드웨이가 있다면 영화계엔 할리우드가 있다. 할리우드 영화라는 말도 일종의 장르명처럼 다루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세계 영상 산업, 특히 영화 산업에서의 최강자, 최상위 리그로 군림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계의 EPL, MLB라고 보면 되며, 여기에 진출해서 성공을 거두면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 한국의 몇몇 감독과 배우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한국 영화 제작진과 영화배우들의 세계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전세계에 영화를 판매한다고는 하지만 일단 미국에서 만드는 영화이기에, 일반적으로 영화 속의 기본적인 시각은 모두 미국인의 시각이라 할리우드에서 왜곡되게 표현된 타 국가 문화권이 반발하는 경우도 많다. 미군 만세, 펄럭이는 성조기 등 미국과 관련된 것이 강조되거나 국뽕 요소도 상당히 많은데, 사실 미국은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국가이기도 하고 실제로도 전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 최강국이 맞기 때문에 그런 요소를 담고도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 역시 미국의 힘.
한국에서 할리우드라는 말은 뭔가 과장되고 오버 액션이 심하며 양키센스가 넘쳐흐른다는 의미로 쓴다. 할리우드 액션이 가장 대표적인 용례. 게다가 한국인이 생각하는 ‘뭔가 할리우드스러운 정서’라는 게 있어서 한국 영화가 히트하면 ‘그 영화의 할리우드판’ 같은 패러디가 뜨기도 한다. 가상으로 외국인 배우를 캐스팅한다든지 하는 식. 물론 대부분은 유머성이기에 진지한 패러디는 잘 없다. 일본도 비슷한 것 같다. ‘할리우드 영화 = 미국 영화’라는 것은 틀린 말이다. 예술성과 작가주의를 강조한 우디 앨런, 사프디 형제, 노아 바움백 등 동부 뉴욕파 감독의 작품들이 존재하고, 할리우드의 틀에서 벗어난 수많은 독립 스튜디오들도 존재한다. 폴 토머스 앤더슨이나 대런 애러노프스키, 코엔 형제 등이 대표적이고 독립적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소규모 스튜디오들도 이 예에 속한다. 그리고 이들 뉴욕파 및 독립 스튜디오들도 할리우드와 대립만 하지 않고 협력하는 사례가 많다.
최민수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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