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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의미 장단점 리스크

공매도 의미 장단점 리스크

공매도 의미

공매도(空賣渡), 영어로 숏 셀링(Short selling), 줄여서 숏(Short)은 재화를 미리 빌려서 매도하여 현재 가격 만큼의 돈을 받고, 나중에 빌린 재화만큼 같은 수량의 재화를 상환하여 결제를 완료함으로써 중간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을 말한다.

공매도의 목적은 현재의 가격보다 나중에 재화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거래를 체결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빌린 재화만큼의 수량만큼 갚으면 되기 때문에 실제로 가격이 내려가면 이득을 본다. 물론 반대로 현재가보다 가격이 더 오르면 손해를 보게 된다.

말 그대로 ‘없는 것을 판다(공매; 空賣)’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봉이 김선달처럼 자기가 소유하지도 않은 재화의 소유권을 남에게 넘겼으니, 결제를 완료하기 전까지는 그 재화를 음수만큼 보유한다고 보면 된다. 나중에 그걸 채워야 하는데 재화의 가격이 떨어지면 그만큼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이다.

공매도는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요 방법 중 하나다. 주식 투자만 한다면 KODEX 인버스 등 지수 역추종 ETF 매수나 공매도 외에 하락장에서 돈 벌 방법은 거의 없다. 파생상품 거래를 병행할 경우 풋 옵션 매수, 선물 매도 등이 있다. 실제로 선물 매도는 공매도와 구조가 거의 같다. 둘다 ‘숏’이라고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

피상적으로 공매도에 대해 들어본 사람들의 경우 흔히 주식시장에서의 공매도만 떠올리지만, 채권, 외환, 파생상품, 식품, 석유 등 재화거래가 이루어지는 모든 시장에서 가능한 기법이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같은 경우 BitMEX 등의 거래소에서 공매도를 지원한다.

공매도 방식

일반적인 거래는 물건을 산 다음 파는 것(매수 후 매도)인데, 공매도는 거래의 순서를 바꿔서 물건을 우선 빌려서 팔고 나중에 같은 수량의 물건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즉, 매도 후 매수다.

이해를 돕기 위해 상황을 가정하면 다음과 같다.

  1. 어떤 주식의 가격(주가)이 50만원이다.

2. 나는 이 주식의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였고, 10주를 어떤 사람에게 빌려서 판다. 수중에 현금 500만원이 들어온다.

3. 상환 시기가 되면 빌린 사람에게 10주를 갚아주어야 한다.

4. 그런데 주가가 50만원에서 10만원으로 하락하였다.

5. 현재 시세에 따라 10주를 사서 갚는 데에 100만원을 지출했으므로, 나는 400만원의 이득을 보았다.

6. 결과적으로, 나는 주가가 떨어지자 돈을 벌었다.

다르게 설명하자면 일종의 ‘물건’을 갚는 차용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통 사람들은 돈(현금)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무이자로 현금을 1000만원 빌렸다면 나중에 갚아야 하는 돈은 당연히 1000만원이다. 공매도는 비유하자면 물건을 빌린 것이다. 50만원인 A주식을 10주 공매도 하면 500만원의 돈이 수중에 즉시 들어오고 그 사람은 A주식 10주를 빚진 것이다. 이걸 나중에 갚아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서 A주식의 가격이 떨어지면 이득을 보고 10주를 돌려줄 수 있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2022년 LUNA 대폭락 같이 재화의 가치가 0에 수렴해버리는 상황이 발생하면 공매도로 아주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공매도는 환원 매입 당시 재화 가격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수익이 커지지만 자산 가격이 음수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기대 수익은 100% 미만이다. 반면 자산 가격의 상한선은 없기 때문에 이론상 기대 손실은 무한대이다. 물건 가격이 계속 오르면 자신이 사다 갚아야 할 돈은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앞에서 공매도 했던 50만 원짜리 A주식이 7000만 원이 되었고 이때 갚는다면, 최종적으로 발생한 손실은 -6950만 원이다. 반면 아무리 주식 가격이 내려가도 0원 휴지조각 밑으로는 내려갈 수 없으므로 최대 기대 수익은 50만원이 끝이다.

물론 물건 가격이 아무리 오른다고 해도 정말 말도 안되는 퍼센트로 치솟지는 않기 때문에 이정도로 기록적인 손실을 기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공매도 시 기대손실 무한대라는 말의 의미는 일반적인 투자 시 ‘기대수익 무한대’라는 말과 같다. 하지만 아무도 무한대의 수익을 기대하고 자산에 투자하지는 않는다. 역사상 기록적인 자산 가격 상승을 기록한 1980년대 일본 거품경제 당시 일본 부동산이 몇몇 지역에 한해 15배 정도의 상승률을 기록한 정도다.

그렇다면 이렇게 주가를 떨어뜨리려는 사람한테 주식을 빌려주는 바보가 있나 싶을 텐데, 주식을 빌려주면 대주자(貸株者)는 그 대가로 0.1~5%의 대여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뭐? 주식 내리니까 빌려달라고? 오를 게 분명한데 뭔 소리야?”라는 생각으로 빌리려는 사람한테 주식을 빌려주고 그만큼의 이자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을 주식대여거래라고 한다. 이때, 주식을 빌려줘도 배당권은 주식을 빌려준 원래 주인에게로 돌아가는 반면, 의결권은 주식을 빌려준 도중에는 사라진다. 이렇게 주식을 빌려주는 건 개인도 가능해서 각 증권사 HTS에선 개인들에게 대차거래를 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만약 증권사가 주식을 빌려가면 빌려간 만큼의 주식에 대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으니 보너스 수입원이 생기는 셈이지만, 공매도 인식이 나빠진 이후부터는 개인은 대차거래 설정을 끄는 경우도 많다.

공매도 장단점

장점

주식시장의 효율성이 늘어난다.

주식의 가격은 매수세와 매도세의 균형으로 이루어지는데, 주식을 사는 데는 아무런 제약이 없으므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의 의견은 아무런 장애없이 시장에 반영된다. 그런데 만약 공매도가 불가능하다면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기 힘들다. 왜냐하면 이 경우 주식을 파는 것이 가능한 사람은 기존에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 믿는 사람들은 이미 그 주식을 팔았을 것이며, 공매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투자가들은 그 주식이 현저하게 고평가되었거나 사업 전망이 나쁘다는 생각을 하여도 이를 주가에 반영시킬 방법이 없다. 따라서 공매도가 없는 시장에서는 필연적으로 주식 가격이 본래 가치보다 고평가 받는 버블이 형성된다. 당장은 피해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버블은 언젠가 꺼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돈이 생산적인 곳에 쓰이지 못하는 기회비용과 폭탄돌리기의 막차를 탄 사람들의 고통이 야기된다. 공짜 점심은 없다 공매도는 이러한 가격 거품 발생을 방지하여 주가를 실제 가치에 수렴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효율적 시장 가설의 핵심 전제 중 하나가 공매도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시장은 효율적일 수 없다.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높아진다.

거래가 쉽게 일어날수록 유동성은 높아진다. 좀 전의 예시처럼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주식의 대부분을 보유한 상황에서, 만약 공매도가 없다면 매수자가 매도자에 비해 훨씬 많아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고 따라서 유동성도 낮아진다. 공매도는 일반적 거래와 달리 선매도 후매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매도 의견을 반영하기 쉽고 그와 동시에 거래 성사 가능성, 즉 유동성도 높아진다.

가격의 연속성에 도움이 된다.

가격의 연속성이란 주식의 가격이 급격하게 변하지 않고 조금씩 변한다는 것이다. 거래가 자주 일어나고 그만큼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정보의 반영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공매도는 현재 회사의 방향에 대해 ‘객관적인 입장’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당당히 낼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공매도를 통해 회사의 부정적 경영방침을 이슈화시키고, 그로 인해 회사는 주가 및 대출조건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곧 이사회 및 경영자에게 책임 있는 경영을 하도록 만드는 방법이 된다. 개인들의 정보력은 기관에 비해 열위에 있고, 공공기관인 증권위원회의 건전성규제는 한계가 있는데(직원들이 공무원이라 부실을 잡아내는 인센티브가 부족), 이것을 공매 투자가들이 메꿔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런 공매도를 적극 활용하는 펀드가 존재하면 시장이 건전해진다. 실제로 엔론의 분식회계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것은 헤지펀드였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리먼 브라더스나 베어 스턴스의 부실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것도 공매도 투자자들이었다. 또한 헤지펀드 머디 워터스 캐피탈은 중국의 겉보기엔 문제 없는 기업만 골라서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해 장부를 탈탈 털어 회계부정을 밝힌 뒤 공매도로 털어먹고 수익을 챙겨왔다. 대표적으로 루이싱 커피 손님들의 동선을 추적해서 1만 시간 넘게 수집한 판매 데이터를 통해 회사의 진짜 매출을 알아내어 회계조작을 잡아내기도 하고, 목공회사 시노포레스트, 제지회사 오리엔트페이퍼, 탈황키트 생산업체 리노 인터내셔널 등 매출 사기를 치던 중국기업들을 골라서 참교육해왔다.링크

위험의 헷징(hedging)에 도움을 준다. 공매도는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적정 비율의 공매도를 섞는 것으로 수익의 방향과 변동성을 조절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하면 공매도는 선물 매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단점

주식을 빌리고 나중에 다시 갚는 과정이 포함되는 만큼, 채무불이행 리스크가 있다. 자칫 잘못해서 주가가 막무가내로 올라가버리면 제대로 망한다. 공매도하다가 그대로 망한 롱텀 캐피탈과 게임스탑 공매도하다가 얻어맞고 있는 헤지펀드들이 대표적인 예.

미리 공매도를 쳐놓은 쪽은 어떻게든 주가를 떨어뜨려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줄 나쁜 소문이나 루머, 불리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무차별적으로 유포해 수익을 낼 수 있어 도덕적 문제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머디 워터스처럼 최소한 팩트는 수집한 다음 기업 상태 파악해서 공매도로 날려버리는 치밀한 사전준비를 하는 헤지펀드가 일부 있긴 하지만, 대다수의 공매도를 시도하는 헤지펀드들은 아주 집요하게 대중들을 패닉셀로 유도하는 악재들을 융단폭격으로 퍼부어 어떻게든 팔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정말 문제가 있는 기업은 차라리 그것이 드러나는 게 나을 수도 있지만, 상당수가 일반 투자자들은 전혀 알 수 없는 내부정보의 유출로 인한 피해가 뒤따른다. 이런 기업은 설사 그때 공매도에서 회사를 지켜도 투자자와의 신용이 깨져 내상을 매우 크게 입는다. 2016년 한미약품 공매도같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물론 미리 매수한 후 좋은 소식이 있다고 정보를 흘리는 것도 시세조종이므로 단순히 선거래 후정보공개는 공매도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째는 심리적으로 사람들은 나쁜 소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으며, 둘째로 무언가 가치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가치있는 것을 파괴하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이다. 간단히 예를 들어, 암 치료제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만, 만들어낸 암 치료제가 가짜라고 음해하거나 제약회사에 폭탄을 터뜨리는 것은 훨씬 쉽다.

실제로 1922년에 있었던 클라렌스 손더스의 피글리 위글리를 공매도할때 멀쩡한 기업을 있지도 않은 나쁜 소문을 퍼트려 주가를 떨어뜨려 버렸다.# 심지어는 극외가 풋옵션을 매수한 후 고속터미널과 서울역에 폭탄테러를 시도한 멍청이가 한국에도 있었다.# 다행히 폭탄이 어설퍼서 잠깐 뉴스로 보도되고 지나간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그놈 덕분에 ELW시장이 터졌다. 16-17 시즌 발생한 BVB 도르트문트 폭탄테러사건은 초기엔 이슬람 테러집단의 소행으로 추정되었으나, 이슬람과는 관련 없는 투기꾼이 구단 주식을 공매도한 후 주가하락을 노린 것이었다. 2006년 개봉한 007 카지노 로얄과 2009년 개봉된 펠햄 123이라는 영화도 비슷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해당 자산에 비관적인 의견을 반영하기 때문에 공매도가 많이 일어나는 기업의 경영자는 안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 보통 이것은 오히려 장점이지만 공매도가 부정확한 루머에 근거한 것일 경우 경영자가 경영에 쏟아야 할 노력을 주가 방어 등에 낭비하게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2012년 셀트리온에 대한 부정적 루머가 있었는데, 중국 임상시험 과정에서 2명의 사상자가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이 허위 뉴스로 3일간 10만 주 이상의 공매도가 발생하여 셀트리온 주가는 52주 최저가를 기록하였다. 해외로 가도 별 차이는 없는지 일론 머스크의 경우 테슬라의 머천다이즈를 파는 사이트에 짧은 반바지(Short shorts)가 곧 올라갈 것이라고 트윗을 날리는 등 간접적으로 공매도 세력을 꾸준히 조롱하며, 공매도 세력에 대한 반감때문에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건 때도 주도적으로 나서서 대세를 만들었다.

이론적/실증적으로는 좋은 내용이 많더라도 한국에서는 제도 자체가 잘 정비되고 유지/감시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투자자의 주식이 자기도 모르게 대여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현재는 명확하게 본인동의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함) 참고로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는 공매도와 무관한, 전산상 입력 실수로 인한 금융사고다. 다만 그로 인해 무차입 공매도처럼 실재하지 않는 주식이 늘어나버린 것 뿐. 설사 공매도가 금지되었다 하더라도 저 사고는 막지 못한다. 불법공매도는 공매도가 금지된 2020년에도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일반 주식 거래와는 달리 공매도 과정은 놀랍게도 아직 완전히 전산화되지 않은 것도 문제이다. 다수의 공매도 계약이 전화, 메신저, 이메일 등으로 이루어지고 거래 정보를 엑셀로 정리했다가 수기로 입력하는 식으로 공매도가 진행되어 이 과정에서 실수로 무차입 공매도가 일어날 수도 있으나 이를 증권사가 확인하기 어렵고, 심지어 2020년 공매도 금지 이전에는 공매도 거래 내역 보관이나 금융당국 보고가 의무가 아니어서 고의로 불법을 저지르고는 기록을 조작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았던 등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여러 요소가 공매도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공매도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제도로 업틱룰이라는 것이 있다. 호가창에서 매도호가 중 최저가까지만 주문을 낼 수 있고 매수주문이 있는 호가로는 주문을 낼 수가 없다. 예를들어 현재 매도호가 중 최저가가 10,100원이고 매수호가 중 최고가가 10,050원이라면 공매도 주문은 10,100까지만 낼 수 있으며 10,050원에 주문을 내서 바로 주문을 체결시키는 것은 업틱룰에 위반되기에 금지된다. 윗쪽(up)으로 틱(tick)을 내기 때문에 업틱룰인 것이다. 공매도로 돈을 버는 것이 어려운 이유가 이 업틱룰이다. 내가 원할 때 물량을 확실하게 체결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매도호가의 최저가로 주문가격을 변경하면서 체결되기를 희망해야한다. 업틱룰 때문에 시장의 거대 자금이 공매도를 이용해 가격을 찍어누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기관투자자들이 업틱룰을 위반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게다가 예외조항이 있기 때문에 업틱룰이 뚫릴 수 있다. 시장조성을 이유로 업틱룰을 면제해주는 것인데, 애초에 업틱룰 위반 사례가 나와도 솜방망이인 곳에서 예외조항까지 고려하면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경쟁이 현격히 불공정해질 수 있다.

또한 한국의 경우 선진국 공매도 시스템과 다르게 보증금이 없고 공매도의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 따라서 수기시스템이라는 경악할만한 시스템 아래 기관과 외국인은 무제한적으로 무차입공매도를 치고, 그럼에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무제한적으로 연장하여 떨어질 때까지 되갚지 않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2021년 지금까지 수기로 작성하고 있는 공매도는 선진국과는 달리 무보증금, 무제한적 연장, 기록을 조작해도 알 수 없는 여러가지 이점 덕분에 신용매수보다 압도적인 성공률을 기록해왔다.

즉, 공매도의 순기능 자체가 공격자의 도덕적 선의에 달려있을 뿐이고, 악용을 견제할 시스템은 미비하다보니 한국에서는 투기세력들의 꽁돈먹기 시스템으로 전락했다는 인식이 강하다. 세력에서는 이용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약간의 자금을 투자해 여론을 선동하는 데 성공하면 그 이상의 리턴을 가져가게 된다. 아래서 서술될 게임스탑 공매도 사태에서 볼수 있듯이 불리하면 규칙 자체를 엎어버리려 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도 공매도에 부정적인 입장에 귀기울이게 된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주식을 할 때 가장 큰 손해는 주식이 완전히 휴지조각이 되는 것이다. 10만원에 산 주식이 망한다면 0원이니까. 하지만, 공매도는 손해가 무제한이다. 공매도라 하면 당연히 주식을 미리 얻어 팔았으니 갚을 때도 주식으로 갚아야 한다. 예를 들어, 1만원에 판매되는 주식을 10주만큼 미리 팔았는데, 이 주식이 100만원이 되었다면? 주식 매입은 최대 손해라 해봤자 매입한 주식이 폐기되는 것 뿐이지만, 공매도는 당연히 손해 한계치가 없으며, 주식의 가격이 예기치 못하게 폭등하면 폭등할수록 어마어마한 손실로 이어진다. 당연히 몇배수로 뛰는 일은 주식 시장에서 흔치 않지만, 없는 것은 아니며, 내로라 하는 공매도 세력이 몇 년, 십수년 씩이나 공매도를 하며 끝없이 배를 불리고도 간혹 잘못 건드려 단 한 번의 실수로 완전히 터지는 경우가 존재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사례로 유명한 것은 아래 공매도 사건란에도 서술된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건 이 있다.

공매도 리스크

시장에 대한 당신의 판단이 궁극적으로 옳다고 해도, 당신이 돈 탈탈 털리고 파산하기 전에 당신이 예측한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여 줄 거라는 보장 따위는 없다는 뜻.

공매도는 최대 수익은 이론상 100%이나, 최대 손실은 무제한이다. 게다가 주식을 빌리는 과정에서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데 수익은 주식을 상환하면서 시세차익으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공매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한 게임이 되며, 자신의 예측이 맞아떨어지는 것을 보기 전에 돈을 다 날리고 파산할 확률이 상승한다.

즉 공매도를 비롯하여 시장의 우하향에 베팅을 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냥 우하향을 예측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내가 베팅한 바로 지금 이 시점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우하향할 것이라는 점을 예측해야 한다. 요컨대 단기적인 주가 흐름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시장의 단기 변화 예측은 매우 어려운 일에 속한다. (주식이 아닌 주택 모기지 채권/파생 공매도이긴 했으나) 예를 들어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사이언 펀드의 운영자 마이클 버리도 2005년 여름에 숏을 치고 2007년 말에 대박날 때까지 2년 동안 존버해야 했으며, 다른 등장인물들 역시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시장과 일부 대형 은행의 협잡질 때문에 단기적으로 계속 손해만 보면서 괴로워하는 장면이 잘 묘사된다. 이 사람들이 6개월만 일찍 숏을 쳤어도, 대박은 커녕 파산했을 것이다. 실제로 빅쇼트의 주인공들 이전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 주택시장의 파국을 예상하고 미국경제의 붕괴에 베팅했으나, 그 시점을 맞히지 못해 깡통을 차야 했다.

또 아무리 안 좋은 종목이라도 전체적으로 상승장일 때에는 같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상승장인 기간은 길고 하락장인 기간은 짧은게 보통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몇몇 종목은 아무리 말도 안 되게 비싸도 계속 오르는 경우가 존재한다. 과거 이화공영, 루보 등의 종목은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몇십 번 연속 상한가를 치기도 했다(당시 상한가는 15%였지만 그래도 엄청난 상승폭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럴 경우 공매도는 떨어지는 핵폭탄을 맨손으로 받는 것 만큼 부담될 수밖에 없다. 최근 게임스탑 공매도 사건에서도 헤지펀드와 전쟁을 선포한 개미 집단에 의해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유지되면서 존 케인스의 말이 그대로 실현되었다.

마지막으로, 경제가 위기 상황일 때는 국가정책으로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금지하기도 한다. 이 경우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할 수 있다면 이익을 보고 끝날 수 있지만, 공매도와 관련된 거래를 막으면서 포지션 청산이 불가능해진다면 오히려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이런 공매도 금지 조치는 보통 어느 정도 상승장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풀리기 마련인데, 그 때가 되면 이미 적절한 청산 시점을 한참 지난 때이기 때문이다. 이 때 공매도의 수익구조 특성상 전혀 레버리지를 쓰지 않아도 총자산 이상의 손실을 입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한순간에 빚쟁이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사실 한국같은 박스피의 경우 개인투자자도 마찬가지지만 공매도자들도 큰 돈을 벌지 못한다.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주식시장 특성상 한번씩 크게 주가변동이 있어야 차익을 챙기는 것이 가능한데 변동폭이 상향폭보다 작으면 공매도로 돈을 벌기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숏을 치는 헤지펀드가 그리 많지 않으며 공매도 난이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인식과 달리 한국에서 대부분의 공매도는 프로그램 매매거나 리스크 헷지 용도다. 물론 원자재 시장이나 해외 주식 쪽으로 가면 그런거 없다. 한국 주식시장이 오히려 평온한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