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Home » 맥심 코리아 2011년 3월호 표지 후면 – 김동현 [No.093]

맥심 코리아 2011년 3월호 표지 후면 – 김동현 [No.093]

맥심 코리아 2011년 3월호 표지 후면 – 김동현 [No.093]

표지 후면

인터뷰

국내 격투기 대회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으로 격투기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50만 원의 파이트머니를 받던 무명의 선수가 이제는 경기당 4,500만 원을 받는 잘나가는 UFC 선수가 됐다.

그때는 정말 삶이 고달팠다. 하지만 이제 MAXIM과 화보 촬영을 할 정도니 내가 정말 많이 크긴 했나 보다(웃음).

지난 1월 네이트 디아즈와 벌인 경기에서 생긴 무릎 부상은 완쾌됐나?

그것만 아니었다면 완벽한 경기였는데 아쉽다. 회복중이라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훈련에 복귀할 생각이다. 다친 곳을 자꾸 신경 쓰다 보면 다른 부위를 다치는 경우도 종종 있기에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당신은 훈련밖에 모르는 바보란 소리도 종종 듣는다.

오해다. 아직까진 인지도가 높다고 말하긴 어려운 상황이라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사실 얼마 전에 홈페이지도 오픈했다(웃음). 상황 설정이 필요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부담스럽지만 <무릎팍 도사> 같은 토크쇼에서 이야기보따리를 풀 자신은 있다.

링에 오르면 온몸이 짜릿짜릿한가?

긴장감과 설렘이 뒤섞여 심장이 터질 것 같다. 하지만 먹고살려면 링에 오를 수밖에 없다. 어쩌겠나(웃음).

UFC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괴물들이 가득한 세계다. 때론 무섭지 않나?

무사의 피를 타고 나서인지 맞는 걸 두려워해본 적은 없다. 격투기가 좋고, 내가 제일 잘하는 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UFC는 패자에게 냉정하기로 유명하다.

경기는 한정되어 있는데 무시무시한 신인은 쏟아지니 실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바로 퇴출이다. 경기가 지루해도 이기면 퇴출을 면하지만 화끈한 경기를 보여줘도 3연패 하면 그날로 보따리를 싸야 한다. 일단 살아남는 게 우선이다. 만약 내가 퇴출당하면 UFC는 우리나라와 아무 상관없는 대회가 될지도 모른다. 대신 승리하면 대가는 확실하다. 승리하면 파이트머니만큼 승리 수당을 받는다. 선수들이 돈 때문이라도 눈에 불을 켜고 이기려든다.

당신보다 긴 연승을 기록한 선수는 현 UFC 웰터큽 챔피언 조르주 생피에르(8연승)가 유일하다.

5연승 당시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한국에 돌아오니 언론에서 5연승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무조건 이겨야 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연승을 의식했다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 모르는 게 약이더라(웃음).

그날 경기 때 3라운드에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전 연습에서는 내가 에너자이저 백만돌이다. 매일매일 연습하는 선수는 나밖에 없고 별로 지치지도 않는다. 유독 시합에서 지치는 건 컨디션 문제일 수도 있고, 체중 감량 폭이 상대적으로 커서일 수도 있다. 아니면 내가 모르는 신비의 묘약이 있을지도 모른다(웃음). UFC의 약물 검사는 올림픽처럼 피 검사를 하는 게 아니라 소변 검사 수준에서 그치기 때문이다. 그게 뭘 뜻하는지는 판단에 맡기겠다.

그라운드 압박 능력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타고난 하체 덕분인가?

주짓수에 관심이 많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잘한다고 칭찬해주다 보니 그라운드 훈련을 더 열심히 하게 됐다. 학창 시절 운 좋게 수학점수를 잘 받았는데 친구들이 수학에 소질 있다고 칭찬해주면 괜히 으쓱해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타격기가 다소 아쉽다는 질문에“랭킹 2위 알베스와 경기에선 화끈한 타격을 보여 주겠다”고 답했다.

농담이다(웃음). 립 서비스다. 타격한다고 거짓말하고 테이크 다운을 성공한 후 파운딩이나 엘보 세례로 K.O시키겠다. 무조건 이기는 게 최고다. 파이트머니가 2배다!

우리나라의 UFC 해설가는 당신의 UFC 5연승이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성적보다 위대하다고 말했다.

자랑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다.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전에도 야구는 프로 스포츠의 틀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격투기는 다르다. 좋은 성적을 거둬도 군 면제는 남의 일이고,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변변한 지원을 받기도 힘들다. 동네 체육관에 격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모여 운동하는 수준이다. 초창기에는 인터넷을 통해 기술을 배웠다. 조기 축구회나 다름없다. 한마디로 나의 UFC 5연승은 동네 조기 축구회 선수가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거다.

지금은 사라진 프라이드 대회의 음악을 테마송으로 사용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일종의 대리만족이다. 격투기 선수로서 경험을 쌓으면서 프라이드 선수가 되는 꿈을 키웠다. 우여곡절 끝에 프라이드와 계약을 했는데 대회가 망해버렸다.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으니 대회 음악을 들을 기회도 없었다. 정말 아쉬웠다. 그래서 프라이드 경기에 출전한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 테마송으로 선택했다.

UFC 선수로서 추성훈은 어떤 남자인가?

한마디로 ‘멋지다!’ 대회 당일 최고의 게임을 펼친 선수는 보너스를 받는데 추성훈 선수는 이를 놓친 법이 없다. 동양인 선수로서 정말 드문 일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젊은 선수와 팽팽한 시합을 펼칠 만큼 자기관리도 발군이다. 패션 감각까지 탁월하니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

리복과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잘나가는 스포츠 스타로 인정받은 셈이다.

처음에는 거짓말인 줄 알았다. 케이블 방송‘슈퍼 액션 ’에서 UFC와 나를 알리려 노력한 데다가 첫 경기까지 멋지게 이겼더니 남자들 사이에 꽤나 이슈가 됐다. 그러자 사기꾼이 엄청 달라 붙었다. 리복의 스폰서 제안도 그래서 반신반의했다.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나니 리복 직텍의 모델이 된다는 것도 자랑스러웠지만 무엇보다 종합격투기가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옥타곤 걸 아리아니 셀레스트(MAXIM 6월호 표지 모델)도 봤겠군!

서양 여자는 골격이 큰 편인데 그녀는 동양계 혼혈이라서 인지 골격이 크지 않더라. 예쁘고 섹시했다. 세컨드로 함께 간 관장님은 그녀와 기념사진을 찍었지만 난 찍지 않았다. 난 그녀의 팬이 아니다(웃음).

학창 시절에 주먹 좀 썼겠다.

싸움은 좋아하지 않는다. 나름 명문고 출신이라 공부 잘하는 착한 학생이 많아서 싸움과 거리가 멀었다. 다행히(?) 체격도 큰 편이라 나를 건드리는 사람은 없었다.

혼자서 성인 남성 몇 명 정도를 상대할 수 있나?

타격에 특화된 선수라면 혼자서 여러 명을 상대할 수 있겠지만 난 일대일에 최적화됐다. 두 명 이상 상대하긴 힘들다. 대신 일대일 승부만큼은 우리나라 누구와 붙어도 자신 있다. 난 언제나 한 명만 상대한다(웃음).

화이트데이에 줄 선물은 사탕만이 아니다. 강한 남자가 되기 위한 비결은 뭔가?

남자의 생명은 하체가 아니라 엉덩이다. 그곳에 비밀이 숨어 있다. 상체를 키워봐야 헛일이다. 엉덩이의 대둔근에서 진짜 힘이 나온다. 브라질 선수 엉덩이를 봐라. 완전 빵빵하다. 이런 선수가 운동신경도 좋고 민첩하다. 엉덩이를 단련해라. 강한 남자가 될 거다.

스턴건(전기충격기)이라는 별명이 인상적이다.

스턴건, 전기충격기가 우리나라 말로는 꽤 무섭게 들리지만 사람 몸에 전기충격기가 닿는다고 기절하진 않는다. 유튜브에서 외국 아이들이 전기충격기로 장난치는 모습도 곧잘 볼 수 있다. 몸에 닿으면 “아악~! ”하고 비명을 지르는 정도다. 별명 따라가는 건진 몰라도 경기에서 상대 선수들이 도통 K.O가 안 되더라(웃음). 스턴건보다 센 케이저건이나 샷건 같은 걸로 지었어야 하는데 아쉽다. 그렇지만 별명이 특이해서 미국에서도 관심을 많이 갖더라. 6경기쯤 소화하니 ‘스턴건 킴’이라 부르는 팬도 생겼다.

그렇다면 당신은 밤의 황제인가?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져본 적은 없다(웃음).

돈 잘 버는 강한(?) 남자니 여자한테 인기가 많겠다.

자존심이 센 편이라 콧대 높은 여자는 연락하지 않는다. 불편한 자리나 어색한 자리를 싫어해서 아직 친하게 지내는 여자 연예인도 없다.

여자 친구에게는 부드러운 남자인가?

물론이다. 지금 만나는 여자 친구에게도 잘해준다. 단, 화이트데이 선물을 고르는 일만큼은 약한 남자다.

선물은 역시 현찰이 최고다.

그럴리가! 현찰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

지난 경기 파이트머니가 입금된 걸로 알고 있다.

1년 6개월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계약직 근로자다. 당장 내년에 무직자가 될지도 모르니 돈을 아껴야 한다. 잘나가던 복싱 선수들이 돈 관리를 못해서 늙어 고생하는 걸 보면 가슴이 아프다. 언제 전성기가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만큼 재테크를 잘해야 한다. 빈틈없는 금융 설계가 중요한 이유도 그래서다(웃음).

배우 이영호와 친하다고 들었다.

인맥이 넓은 대학교 선배가 소개시켜줬다. 복싱을 오래한 격투기 마니아라서 배울 점이 많았다. 특히 격투기에 대한 마인드만큼은 여느 선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해병대를 제외한 당신과 현빈의 공통점은?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다. 다만 현빈은 여성에게, 나는 중·고등학교 일진에게 최고라는 게 차이점이다(웃음).

그럼 미니홈피에서 일진들의 일촌 신청도 받아주나?

물론이다. 전국의 모든 일진과 일촌을 맺은 것 같다(웃음). 가끔 싸우자는 애들도 있는데 그런 애들은 무시한다. 일진이 아니라도 일촌 신청하면 수락하니 걱정하지 마라.

핏덩어리들이 까부는 거군!

그저 귀여울 따름이다. 가끔 나를 자극하는 애들도 있는데 만날 수 없어 아쉽다(웃음).

수컷이라면 역시 걸그룹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2NE1! 음악이 정말 최고다. 운동할 때도 즐겨 듣는다. 분위기가 삼엄한 경기장을 향할 때도 ‘Go Away’를 들었다. 내 주변에서도 모두 2NE1이 최고라고 말한다.

격투기가 섹스보다 좋은 이유는?

남들 앞에서 내가 가장 잘하는 걸 보여줄 수 있다. 난 격투기만 생각하면 피가 끓어 오르는 남자다.

당신에게 나이키란?

나이키가 뭔가? 의류 브랜드인가?(웃음) 이겨야 할 또 하나의 대상!

MAXIM 독자에게 UFC 선수로서 한마디 부탁한다.

종합격투기를 많이 사랑해달라. 관심이 있다면 배우는 것도 적극 추천한다. 무섭고 잔인하단 편견을 지울 수 있을 거다. 선수로서 도전하는 것도 환영이다. 그게 바로 진 짜 남자다!

출처

https://www.maximkorea.net/cms/contents_view.php?gocate=%EC%A7%84%EC%A7%9C%20%EB%82%A8%EC%9E%90%EB%9E%80&number=12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