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 코리아 2011년 4월호 표지 후면 – 제이크 질렌할 [No.094]
표지 후면
차례
제이크 질렌할 인터뷰
2011-03-22
세계적인 배우가 되었다. 전 세계인이 당신의 성을 읽을 수 있게 됐단 사실이 믿어지나?
그게 내 목표였다. 나만큼이나 모음과 자음이 지나치게 많은 성씨를 가졌다면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유명해져라.
아직도 어떻게 읽는지 모르는 사람이 있나? 예를 들어 텔레마케터들은 당신 이름이 적힌 리스트를 보고 머리를 쥐어뜯을 텐데.
대충 얼버무리는 사람이 많다. “안녕하세요, 미스터 (웅얼웅얼) 씨…” 마치 전화기에 이상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내 이름을 자기들 맘대로 부르는 일은 다반사다.
새 영화 <소스 코드>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달라. 한마디로 설명하기엔 어려운 영화겠지만.
맞다. 관객들이 궁금해서라도 극장에 몰려가게끔, 뭔가 그럴싸하면서도 미스터리하게 설명해주겠다. 흥행 성적이 올라가겠지! 농담이고, <소스 코드>는 여러 장르가 기이하게 혼합된 작품이다. 단순하게 줄거리만 설명하자면 무의식 상태의 남자가 자신의 인생에 대해 의식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다.
영화에는 기차가 시원하게 폭발하는 장면이 있다. 찍고 난 다음부터 기차 여행을 피하게 되진 않나?
기차 여행은 나에게 애증의 대상이다. 어릴 때 기차 안에서 엄청 끔직한 악몽을 꾼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 <소스 코드>는 내가 다섯 살 때 겪은 트라우마를 해소하는 길이 아닐까 싶다.
<소스 코드>에서 군인을 연기했다. <자헤드-그들만의 전쟁>에서도 군인이었는데 그때와는 무척 다른 역할이다.
완전히 다르다. <자헤드> 땐 해병대 세계에 완전히 몰입했다. 거의 한 달을 내리 훈련소에서 보냈으니까. 이번 영화 캐릭터는 헬리콥터 파일럿이다. 이 인물도 알아갈수록 매력적이었다.
해병들이 당신에게 와서 <자헤드> 이야기를 많이 하나?
아주 많이 한다. 늘. 다들 영화 내용엔 동의하지 않지만. 대체로 “그 역할은 정말 거지 같았지만 영화는 좋았어” 라고 말한다. 최근엔 어떤 남자가 와서 “그 영화를 본 내 친구가 입대를 신청했다” 고 했다. <자헤드>의 모든 관계자들은 누가 이 영화를 보고 입대하고 싶어졌다고 하면 아마 다들 고개를 갸웃할 거다.
괴짜 팬도 많겠다. <도니 다코> (2001년 개봉한 그의 인디 컬트 영화-옮긴이)같이 독특한 작품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는 사람들 말이다. 당신도 그 영화의 팬인가?
장난하나? 난 이 영화의 프로듀싱까지 한 사람이다! 다른 영화에선 그렇게까지 안 한다. 이 영화는 살면서 누구나 한 번은 봐야 할 통과의례와 같은 작품이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관객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 같나?
아마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겠지. “이봐, 제이크. 나 <도니 다코>를 봤어.” 아마 나는 “와우, 그거 정말 멋진 일인데!” 라고 대답할 거다. 그럼 그 사람이 나에게 정색을 하며 말한다. “그게 아니고, 제이크. 내가 <도니 다코>를 ‘보긴 봤다’고.”
그게 정확히 무슨 뜻일까?
나도 진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듣자하니 <도니 다코>를 재밌게 봤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몰라, 알고 싶지 않다.
<브로크백 마운틴>도 관객들에게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사람들 반응도 강렬했나?
“<브로크백 마운틴>이 내 인생을 바꾸었다” 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나에게 와서 굳이 “아, 그 영화를 본 적이 없는데 상당히 흥미롭다고 하더군요”라고 안심시키듯 말하는 사람도 있다. 흥미롭게도 어떤 관객들은 극중 캐릭터와 실제 배우를 분별하는 능력이 없다.
그래서 이제 당신은 더 이상 멕시코에 가지 않는다는 건가? 뭐 그런 뜻인가?
하하,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내가 멕시코로 내려가서 골목길에서 꼬시던 그 남자는 실제로 영화 촬영감독이었다.
잠깐, 그러니까 이안 감독이 이렇게 말했다는 건가? “음, 이상하게 생긴 라틴 남자가 필요한데… 거기 너!”
정확히 맞혔다! 아마 15번 정도 NG를 냈을 거다. 로드리고(촬영감독) 때문에, 이 망할 설정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친구들이 그러지 않나? “너랑은 절대 캠핑 가지 않겠어!”
아, 이 사람, 참. 이 인터뷰 완전히 산으로 가고 있잖아. 아주 먼 산은 아니지만 산으로 가고 있는 건 확실해…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투모로우>에 관한 농담을 듣겠지?
설마. 그런데 영화 같은 이상기후 현상이 점점 자주 벌어지는 것 같다. 연출가 롤랜드 에머리히의 예지력은 섬뜩할 정도다.
영화 같은 일은 그것뿐이 아닐 텐데. 예를 들어 <러브 앤 드럭스>를 찍으면서 비아그라를 먹었다거나…
아니라니까.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미혼남’ 과 ‘가장 아름다운 50인’ 같은 리스트에 늘 이름이 거론되는 기분은 어떤가?
내 경력의 모든 걸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바로 ‘가장 섹시한 남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일이다. 사람들은 그 리스트의 기준이 얼마나 엄격한지 모를 거다. 심지어 그런 리스트 자체가 인정받는 것도 쉽지 않다. 그 리스트를 만드는 사람들도 무척 힘들었을 거다.
우리 주변의 모든 여자 친구와 자매들은 당신 이름만 말해도 환장한다. 비결이 뭔가?
‘가장 섹시한 남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면 게임 끝이다. 이제 당신은 연애의 신이라 할 수 있지. 아니다! MAXIM을 읽어야 한다. 그게 나의 비결이다. 그리고 늘 신사적으로 행동하면 된다.
당신은 아름답고 재능 있는 여자들과 연애를 해왔다. 커스틴 던스트, 나탈리 포트만, 테일러 스위프트, 리즈 위더스푼. 그중 누구의 MAXIM 커버 화보가 가장 맘에 들던가?
음, 거기에 관해선 할 말이 없다.
좋아. 그럼 당신이 겪은 최악의 숙취는?
레드 와인과 보드카를 섞어 마신 다음날. 완전 비추다. 절대 하지 마라.
마지막으로 18세의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긍정적으로 살아, 인석아. 그리고 <버블 보이>(<오스틴 파워> 제작진이 만든 엽기 코미디-옮긴이)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보단 나쁘지 않은 영화였어.”
출처
https://www.maximkorea.net/cms/contents_view.php?gocate=%EC%B6%9C%EC%97%B0%EC%A7%84&number=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