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탈출 소동’ 얼룩말 세로 여자친구 코코 돌연 폐사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지난 6월 반입된 그랜트얼룩말 ‘코코’가 지난 16일 돌연 숨을 거뒀다. 코코는 지난 3월 서울 도심에서 탈출 소동을 일으킨 얼룩말 ‘세로’와 함께 ‘새내기 커플’로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얼룩말이다.
24일 서울어린이대공원에 따르면 코코는 지난 11일부터 복부가 팽대하고, 기립이 어려운 상태로 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16일 수술병원 도착 직후인 오전 6시10분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암컷 얼룩말인 코코는 2022년 5월12일 생으로 광주시 우치공원에서 지난 6월 21일 어린이대공원으로 전입됐다. 공원 측은 탈출 소동을 벌인 세로가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지낼 얼룩말 코코를 데려온 것이다. 전입 이후 코코와 세로는 단계별 친화훈련 등을 통해 조금씩 가까워졌고, 7월부터 부쩍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코코는 증상을 보인 11일 전날까지도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방사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11일 오전부터 증세를 보여 대공원 동물원 수의사와 사육사들의 진료와 처치를 받았다. 다른 동물원과 말전문병원 등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자문·협력을 통한 치료도 병행했다.
조경욱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장(수의사)은 “코코에게서 평소 증상이 보이지 않았고 담당사육사 최초 증상 확인 후 사망시까지 동물원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속된 치료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지난 15일 수의사 5명으로 구성된 전문가회의 끝에 경기도 이천에 있는 말전문병원에서 코코에 대한 수술을 진행키로 했다. 이후 16일 새벽 긴급 이송했으나 수술병원 도착 직후 숨을 거뒀다.
부검 결과 사인은 산통에 의한 소결장 폐색 · 괴사로 판단됐다. 말의 산통은 위장관 운동 이상으로 배에 경련이 오는 등의 복통을 의미한다.
말은 해부학적으로 장을 잡아주는 ‘장간막’이 잘 발달되지 않아 장이 쉽게 꼬이거나 움직일 수 있는 예민한 동물로 산통은 말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이기도 하다. 빨리 달려야 하는 특성으로 위가 작고, 소화의 대부분이 대결장에서 이뤄져 변비 산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이인형 교수는 “안타깝게도 야생동물 특성상 질병의 진행 정도나 수술 등 예측이 어려워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공원 측은 얼룩말의 경우 야상동물의 특성상 증상 발현이 늦고, 임상 증상을 보이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진단이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손성일 원장은 “향후 동물원 진료와 사육관리 등을 포함한 더욱 강화된 대책을 세우고, 전문가들의 동물복지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렴 · 반영하겠다”며 “개체수에 맞춰 동물원 면적을 넓히는 동물원 재조성사업을 조기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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