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무기징역 확정 (계곡 살인 사건)
‘계곡 살인’ 사건 이은해가 무기징역형을 확정받았다.
조현수 이은해 사진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1일 살인과 살인미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은해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 조현수도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이들은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24분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씨의 남편 윤모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다이빙할 것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씨에게 독이 든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고, 같은 해 5월엔 경기 용인시 소재 한 낚시터에 윤씨를 빠뜨려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이들은 검찰 2차 조사를 앞둔 2021년 12월 14일께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이듬해 4월 16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3호선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1심 재판부는 “생명을 잃은 피해자의 피해는 회복될 수 없고 이은해는 피해자를 경제이익추구수단으로 간주, 재정상황이 파탄에 이르러 더 이상 관계유지 필요 없어지자 조현수와 함께 피해자를 살해해 8억원 수령하기로 공모했다”며 이은해에게 무기징역, 조현수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작위에 의한 살인’(직접 살인)죄는 인정되지 않았고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판단했다. 부작위란,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씨와 조씨가 피해자인 남편 윤모 씨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부작위범처럼 선행 행위에 대한 당위를 가지고 있는 이은해와 조현수가 방관에 그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사망에 이르게 할 목적과 계획적 범행 아래 보호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보호의무 이행한 것 같은 외관을 만들었다”며 “작위에 의한 살해와 동일한 가치다”라고 질타했다. 공범 조현수에 대해선 “조현수가 없었다면 이 각본을 실행할 수 없었을 정도로 핵심역할”이라고 지적했다.
2심에서도 동일한 형량이 선고됐다. 2심 재판부는 가스라이팅에 의한 살인에 대해서 “증거가 부족하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가스라이팅 요소가 몇 가지 있지만 심리적 주종관계 형성을 통한 지배 여부가 불명확하다”며 “(이씨가) 경제적 수단을 통제한 반면 피해자 자체에 대한 통제 의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생활고에 시달리던 윤씨가 이씨에게 선물을 준 행동이 ‘상대방에 대한 진심’이라고 본 전문가 진술 등도 뒷받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