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가도 유정석씨의 사연 (울컥주의)
유정석이라는 가수가 있다. 한 오년전 쯤에 나도 링크 했었던 애니메이션 ‘쾌걸 근육맨 2세’의 주제가 ‘질풍가도’를 불렀던 분이다.
처음 발매했을 때는 애니메이션 주제가라서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이 곡을 만든 스텝들은 다들 상당한 능력을 가진사람들이었고, 일본 애니메이션에 한국 자작 주제가를 입히는 터라 곡 역시 상당한 수준을 보였더랬다. 이 곡은 특히 가사가 좋았는데, 아무리 고난이 닥쳐도 희망을 갖고 이겨내리라는 꿈을 담고 있었다.
명곡은 사라지지 않는 법. 질풍가도는 이런 저런 스포츠 응원가로 쓰이곤 해서 발매 뒤 수년 후 부터 역주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곡을 좋아하던 팬들이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도 가수에 관한 정보를 알아낼 수가 없었다. 겨우 건져낸 것이 수년전 화질 안 좋은 라이브 영상 하나.슈가맨 출연도 고사했다는 이야기가 들릴 지경이니 사람들은 가수가 더 궁금해졌다.
훗날 유명인 근황을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인 근황 올림픽에 출연해
그의 사연이 알려졌다. 곡 발매 후 얼마 안 있다가 누나가 병에 걸린다. 동생인 유씨가 누나의 수발을 든다. 그 와중에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다. 일년 후엔 누나도 저세상으로 떠났다. 연이어 이번엔 어머니가 쓰러지신다. 어머니는 파킨슨 병이었다.
이미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부터 문제였지만, 당시엔 누나를 돌봐야 하므로 자신에게 소홀했던 모양이다. 어머니가 아픈 중의 어느날,
자기가 라면을 끓여서 맨손으로 떠먹고 있더란다. 뜨거운데도 내가
왜이러지 하면서 계속 그랬단다. 몸 이곳 저곳이 마비되었다.
유씨는 사람들을 멀리하고 방송출연섭외나 인터뷰 등 모든 걸
멀리했다. 늘어난 팬들의 관심이 쏟아졌지만 그는 계속 숨어지내야
했다. 구렁팅이에 빠진 그를 질풍가도 작곡가인 박정식씨가
끌어올린다. 박씨는 유정석씨에게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게 하고
연습하게 했다. 유씨는 서서히 좋아져서 드디어 세상과 만날 힘까지 낼수 있게 됐다. 특히 그의 노래를 듣고 삶의 희망을 되찾았다는
댓글들에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제, 싱어게인3에 그가 나왔다. 그리고 그의 대표곡
질풍가도를 불렀다. 그 클립을 댓글에 링크한다.
모두 한번씩 듣고 콧노래 흥얼거리며 주말 보내시길.